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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재탐방] 부석사 20141012
    Daily 2014. 10. 25. 11:14
    지난 2014년 10월 12일, 드디어 벼르고 벼르던 부석사로 여행을 다녀왔다.
    몇년 전 부터 사찰이나 한옥 같은 전통 목조 건축에 관심도 많아졌고, 부석사에서 내려다보는 경치도 한몫했다.
    그리고 그야말로 즉흥여행. 자기전에 낼 여행갈까? 하는 생각에 지체없이 아침 첫차를 예매하고 떠나기로 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준비해서 6시쯤 나오니 동이트고 밝아지고 있었다.

    부석사는 경북 영주에 위치한 사찰이니 당연히 영주가는 차를 예매했다.하지만 이건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걸 3시간쯤 후에 알았다.
    대전에서 영주가는 버스는 시외버스라 문경 영천.. 3개 정류장을 들렀다 가고 중간중간에 버스처럼 섰다 갔다.
    갔다 돌아오는 길에 알았지만, 대전에서 부석사를 가장 편하게 가는 방법은 대전역에서 풍기 또는 영주역으로 무궁화호를 타는 것.
    이러면 편도 3시간이면 되고, 풍기역에서 내리면 부석사가 더 가깝고 소수서원, 선비촌도 가깝다.

    4시간의 긴 버스 여행이 끝나고 좀 허름해보이는 영주버스정류장에 내렸다. 버스는 여기 들렀다 다른 곳으로 또 이동했다.ㄷㄷ

    부석사행 버스는 정류소에서 조금 많이 걸어서 경북약국 앞 버스 정류장에서 탈수 있다.
    시간표를 몰라 버스 하나 놓치고 12시에 부석사행 버스를 탔다. 55번과 27번을 타면 부석사를 갈 수 있다.

    버스를 기다리던 중 아이를 데리고 어떤 아주머니께서 내게 전화한통을 빌려달라고 하시면서 통화비는 꼭 갚겠다고 하셨다. 데리고 온 아이도 꼭 갚겠다고 꾸벅 폴더인사까지 하고 갔다.그러실 필요없다고 무료통화라고 빌려드렸는데, 통화가 끝나고 집에 가시더니 바나나 5개 감 5개 요구르트 2개를 가지고 오셨다. 괜찮다고 사양했는데 과일 사놓은게 이것밖에 앖다며 한사코 주고 가심.
    덕분에 여행내내 배고플때마다 잘 먹었습니다.

    약 30분 만에 부석사 입구 주차장에 도착했다.
    입구에 보면 인공 폭포와 분수가 공존하는 연못이 있는데, 떨어짐과 솟아오름의 구성이 나름 괜찮아보였다.

    부석사로 올라가는 길은 왠만한 산책길 정도로 가파르지도 않고 천천히 걸어올라가기에 어렵지 않다.
    길 양옆으로는 그곳 특산물인 사과밭이 있고, 그날 딴 사과를 바로 파는 노상이 많이 있다.
    아주 빨간 홍옥을 사고 싶었으나 짐이 될 것 같아 패스.

    입구에서 입장료(1,200원)을 내고 처음 나오는 문이 "태백산부석사"가 적힌 일주문이다.
    일요일이었는데 셀카봉을 든 가족이나 연인, 친구같은 관광객들이 아주 많았다. 나처럼 혼자 온 사람은 거의 못본 듯.



    계혹 오르다 보면 "천왕문"이 나오는데 다른 절과 마찬가지로 4대 천왕이 양 옆을 지키고 있다.
    발 밑에는 요괴들을 깔고 서있는데, 밤에 보면 무서울 듯.



    수많은 계단을 오르다보면 "범종각"이 나오고,

    그 다음으로 "안양루"가 나온다.
    빠르게 무량수전으로 갈 생각으로 쉬지도 않고 빠른 걸음으로 오르다보니 여기 쯤에서 약간 숨이 가빠졌던 것 같다.
    여기 안양루에 올라 소백산맥을 내려다 보면 경치가 아주 좋을 것 같지만, 들어갈수는 없었다.
    그리고 여기까지 올라오면서 본 복조건물들의 공포와 기둥, 난간..을 보다 보면, 이 절을 지은 목수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다.

    안양루를 통과하여 올라서면 부석사의 대웅전(맞나?)인 "무량수전"이 나온다.
    무량수전 내에는 불상이 모셔져 있고, 많은 불교 신자들이 불공을 드리고 있다.
    난, 종교의식을 싫어해서 무량수전 내부는 패스.

    무량수전 왼쪽으로 돌아가면, 왜 부석사인지를 알 수 있는 부석(위 사진에서 오른쪽에 조금 나옴)이 있고,
    석조여래좌상(? 이것도 그것인가? 이건 근대에 만든 것 같았음)도 있다.

    안양루 옆에서 부석사에서 내려다보는 경치를 담아보려고 노력해봤는데,
    생각보다 잘 안나와서 안타까웠다.

    무량수전 오른쪽으로 해서 올라가는 길에 3층 석탑이 있고,
    산길을 조금 더 올라가 "조사당"에 이르면 의상대사가 꽂은 지팡이가 자라났다는 전설이 있는 선비화를 볼 수 있다.

    조사당 가는길에서 왼쪽으로 조금 더 올라가면 "자인당", "응진전", "단하각"이 나오는데,
    작은 목조건물마다 절을 할 수 있는 곳이 있었다. 난 역시 종교의식에 관심 없으나,
    그곳 나무들이 가을을 맞이하고 있어서 정취가 정말 좋았다.

    그래서 360도 포토 스피어 기능으로 풍경을 남겨보려고 했는데 이건 좀 아닌 듯.. ㅋ

    다시 무량수전쪽으로 내려오다가, 삼층석탑 뒤에서 무량수전 쪽을 찍었더니 풍경이 좋은 구도가 나올 것 같았다.

    그래서 조금 더 내려와서 찍었더니, 관광책자에 나오는 그 구도가 나왔다.
    좀 더 화각이 넓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그래도 이번 여행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이건 누가 찍고 있길래 나도 찍었는데, 저 줄기의 잎들만 노랗게 물들었다.

    무량수전의 배흘림기둥과 주심포 양식이 잘 보이면서 멋있게 찍어보려고 오른쪽 45도 각도로 한 컷. 정면보다 나은 듯.

    박물관으로 가다가 또 구도가 괜찮아보여서 한 컷. 보기엔 좋았는데 폰카메라로는 모든 걸 담을 수 없구나..

    지나가다가 본 굴뚝, 고궁에서 본 굴뚝같은 느낌이 있었다.

    부석사 경내를 나가는 길에 혼자 빨갛게 물든 나무를 발견했다.
    아주머니들이 모여서 셀카봉으로 열심히 나무 아래에서 찍고 계시길래, 나도 한번 찍어봄. 나무만.
    나도 다음엔 다른 사람들과 함께 가야지.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길, 여전희 폭포와 분수의 조화가 독특하다.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보니 27번이 대기하고 있었다.
    이 버스는 풍기쪽으로 돌아가면서 선비촌과 소수서원을 거쳐간다.
    다행이다 싶어, 가는 길에 소수서원을 들렀다 가기로 했다.
    그런데 고민했던 것은, 중간에 한번 내리면 다음 버스가 1시간 후에 도착한다는 것.
    영주역까지 가는 시간이 소수서원에서 1시간 정도 걸리는데, 막차인 5시 차를 타기에 아슬아슬했다.
    그렇지만, 이왕 온 거 아까우니 모험을 하기로 하고 무작정 소수서원에 내렸다.

    소수서원은 하버드 대학교 보다 약 100년 일찍 만들어진 최초의 사립대학이라고 하였다.
    그래서 좀 기대를 했더랬다.

    소수서원 입장권을 결제(3,000원, 여긴 부석사보다 작은데 비쌈)하고 들어가다 보니 오른쪽으로 천이 하나 있었다.

    중간중간에 징검다리도 있고, 물소리도 시원해서 소수서원보다 여기를 먼저갔다.

    선비들이 공부하기에 정말 좋은 환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도 흐르고 있고, 탁 트인 풍경도 좋다.
    공부에 지쳐 주변을 산책하며 휴식했을 옛 선비들을 떠올려 보았다.

    여긴 왠지 꽃 잎하나 올려 놓고 누가 멀리 가나 내기를 했을 법해서 재밌었다.


    천을 따라 걸어가니 내 마음도 치유되는 듯한 느낌이었다.
    냄새나는 갑천과는 비교가 되지 않지.

    소수서원에는 소수서원의 역사와, 이 곳에서 배출한 인물들, 이 곳이 가지는 의미 등을 전시하는 박물관이 있었는데,
    다음 버스시간에 맞추기 위해 급하게 보느라 제대로 보지 못해서 아쉽다.

    드디어 소수서원 내부. 한 관광객 무리를 가이드가 이끌면서 이것 저것 설명해 주는데,
    위대한 사람의 업적을 말하듯 너무 과장되고 사이비 종교 전도사 느낌이 나서 귀담아 듣지 않았다.
    그리고 생각보다 내부는 봐도 뭔지 잘 모르겠어서 대충 보고 나왔던 것 같다.

    나오는 길에 왠지 청춘이었을 그 선비들이 이 곳에서 땡땡이를 치거나, 지각해서 헐레벌떡 뛰어다녔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골목이 보였다. 몇 백년 동안 한 번은 그런 일이 있었겠지 ㅋ

    여기서는 왠지 야외수업을 했을 법한데, 아니면 말고.

    여기는 규모가 가장 컸던 것 같은데, "강학당"으로 학문을 강론하던 곳이라고 한다. 지금 말로 강의실!?

    입구에 보면 500년 넘은 은행 나무 두 그루가 있다. 정말 오래됐는지 키가 어마어마하게 컸고, 세월을 버텨낸 흔적들이 나무 표면 곳곳에 있었다.

    이건 500년 넘은 은행나무임을 증명하는 비석(안내판).

    이게 더 큰 듯. 왠지 두그루가 붙여 있는 것 같았는데, 이건 연리지 아닌가?
    뿌리가 붙으면 연리지가 아닌가? 잘 모르겠음.

    금강산도 경후식? 소수서원 구경이 생각보다 일찍 끝나서 버스 시간이 20분 정도 남았길래 버스 정류장 바로 옆 식당으로 갔다.
    쫄면이 맛있다고 추천을 받았었는데, 아무 생각없이 잔치 국수를 시켰다.
    딱 봐도 푸짐한데, 면이 쫄깃쫄깃해서 정말 맛있었다. 가격도 5,000원. 김치도 딱 경상도식 김치라 맛있어서 다먹고 속쓰렸음.

    돌아가는 버스에서 풍기역을 지나길래, 왠지 영주역에서 출발한 기차가 여기를 들러가지 않을까 싶어 풍기역 앞 정류장을 3개 지나서 부랴부랴 내렸다. 다행히 영주역에서 출발한 기차가 풍기역을 지나는데, 영주역까지 갈 시간이 아슬아슬했는데 잘됐다 싶었다.
    역으로 가는 길에 붕어빵도 사먹고, 뜻 밖에 남은 1시간동안 페이스북에 사진도 올리고 지친 몸을 쉴 수 있었다.

    5시 15분에 무궁화호를 타고 대전으로 돌아오는 동안 열심히 잤다. 시끌시끌한 무궁화호 내 분위기에도 아랑곳 않고.
    열차를 탄 시간은 약 3시간정도. KTX때문에 신호대기하느라 지체하는 시간이 길어 오래 걸리는 듯.
    버스에 비하면 완전 편하고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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