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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탐방] 수덕사 20150308Daily 2015. 9. 10. 15:04
2015년 3월 8일. 수덕사로 여행을 다녀왔다.
너무 오래되어서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봄이 오기 시작한 날씨, 야외활동하기에 많이 회복된 눈상태가 기뻐서 들뜬 마음으로 일요일 아침에 별 계획없이 떠났던 것 같다.
거기에 해상 방재 로봇과제가 거의 마무리되었고, 결국 논문은 쓰지 못했지만 영상처리 연구가 일단락 되었으며, 제대로 해보지도 못한 짧은 연애도 끝이 났던 때였다.
왜 수덕사를 선택했었지?
고즈넉한 느낌의 사찰을 가보고 싶었고, 조용하고 웅장한 분위기에서 사색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큰 불상이며, 1000년 넘게 유지될 정도의 건축물을 만든 백제인의 솜씨를 보고 싶었다.
또 하나는 하루만에 다녀올 수 있는 거리에 있는 사찰이기 때문.
수덕사를 다녀온 여정.
10:21 예산행 시외버스
13:20 수덕사행 시내버스
14:15 수덕사 입구 도착
16:00 수덕사 나옴
17:10 예산행 시내버스버스를 탈때, 입장할때,, 이동할 때마다, 생각나면 시간을 기록해뒀는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서 쓸 줄 알았던가? 잘 한 짓인 듯.
교통 수단은 시외버스를 선택했다.
다른 방법은 없었다.
아침에 유성시외버스터미널에서 표를 사서 예산행 버스를 탔고, 돌아올 때도 마찬가지로 유성으로 돌아왔다.
직행이라고 써있지만 중간에 두군데 들러서 갔던 것 같다.
예산 도착.
처음 가보는 곳. 조용하고 사람 없고 한적하고.. 날씨도 매우 좋았음.
터미널에서 수덕사까지 시내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가는 길에 온천지역이 있었고, 그 주변이 관광지처럼 조성되어 있었는데,
일요일이라 그런가? 한적했다.
2월인데도 햇빛이 따뜻해서 버스타고 가는 내내 기분이 좋았었다.
내가 몇번 버스를 탔었지? 기억 안나네..
한 시간 남짓 달려서 수덕사 입구에 도착했다.
기대했던 것과 달리 입구 앞 쪽이 관광지의 기념품 판매장으로 가득차있었고, 재래시장처럼 북적거렸다.
사람이 많을 것도 예상하지 못했고 이렇게 시장분위기일 줄은 나도 몰랐어서 조금 실망했었다.
시장같은 입구를 지나 드디어 수덕사 정문에 도착해서 표를 사고 수덕사 답사를 시작했다.
답사경로는,
일주문을 지나, 금강문, 사천 왕문, 황하정루(박물관도 들렀음), 대웅전을 지나~
등산로를 따라 1080계단을 올라 관음석불을 보고 내려와 수덕여관을 들러 수덕사를 나왔다.
사찰 답사 전에 사찰을 짓게 된 유래나 의미, 사찰을 설계한 법도? 같은 것들을 공부해가는게 좋은데,
이번엔 아무거도 알아보지 않고, 오로지 큰 불상을 봐야겠다는 생각만 가지고 갔던지라 1000년된 사찰을 보고도 알지 못해 답답했다.
어릴땐 항상 무섭다고만 생각되었던 사대천왕 그림들. 수덕사에서 본 사대천왕은 만화캐릭터 같아서 친숙한 느낌을 받았다.
1000년된 사찰이라는 생각에 단청이나 사대천왕도들도 1000년간 유지되어왔나 싶어서 대단하다는 생각들 했는데,
복원한 것이라고 한다. 수덕사 안내도의 단청보다 깨끗하고 색이 덜 바랬으니 그 이후에 다시 칠한 것일 듯하다.
오르는 길에 본 석탑. 7층으로된 석탑인데, 자세히 보면 탑 사이에 빈 틈이 보인다.
균형을 맞추기 위해 작은 돌을 끼워 놓았는데, 그 틈이 눈에 보일 정도였으니 그 옛날에 대단한 기술이었을 것 같다.
황하정루에는 박물관이 있었는데, 이 절의 역사, 이 절에서 수행한 스님들, 관련 사료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사진은 촬영불가였던(가?) 것 같다.
대웅전 앞에는 북과 종이 있는 법고각과 범종각이 있었는데, 그 옛날부터 사찰 행사에 쓰였을 것이라 생각하니,
오랜 세월을 지켜오면서 이 사찰과 함께 해온 보물로 보였다.
드디어 수덕사의 대웅전에 이르렀다.
웅장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으면서 오랜 세월을 벼텨온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복원과 보수를 거친 것 같은 다른 건물들과 처마며 단청, 주심과 공포 양식이 다르다.
단청을 화려하게 장식하지 않았고 처마 끝이 올라가지도 않았고, 기둥도 아주 오랜 시간동안 제자리를 지켜온 것 같다.
곳곳에 보수의 흔적이 눈에 띄긴 하지만..
대웅전을 지나 옆길로 돌아가니 등산로가 나왔다.
1080계단을 지나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의 초입에 동전을 던지며 기도를 하시는 스님 발견.
주변에 아무도 동전을 던지는 사람이 없었는데 스님 혼자 한참을 던지고 가신다.
저 동전이 다 스님이 던지신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재밌는 스님이라고 생각했다.
계곡을 따라 옆으로 난 돌계단 길로 정상으로 오르는 길.
등산복까지 꼼꼼하게 챙겨입고 오르거나 내려가시는 분들이 많았다.
굳이 등산복에 등산스틱까지 필요한 코스는 아닌데도 장비를 풀장착하셨더랬다.
오르는 길 중간쯤에 이르러서 4면에 새겨진 불상을 발견했다.
카메라 하나로 주위를 돌면서 촬영하고 3D로 복원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에 돌면서 사진을 여러장 찍었다.
드디어 관음석불 도착.
원래 있었던 큰 바위를 깎고 깎아 저 큰 불상을 만들었을 것을 생각해보니 대단한 정성으로 만들었을 것 같다.
인자한 표정이며 손 모양, 옷 주름까지 잘 보존되어 있었다.
석탑의 윗층 규모의 갓을 쓰고 있는게 인상적이었다. 갓이 있어서 빗물을 덜 맞아서 잘 보존되었나?
조금더 올라가니 만공탑이라는 둥근탑이 있었는데 돈을 올려놓고 기도를 하고 간 것같은 흔적이 있었고,
내려와서 불상에도 곳곳에 돈을 꽂아 놓고 기도하는 분들이 많았다.
문화재에 저렇게 돈을 꽂아야 했을까.. 사찰의 수입원이긴 하겠지만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차라리 모아서 불공함에 넣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내려오는 길에 돌 아래로 작은 통로가 있어 들어가보니 스님들이 수양하는 곳의 입구가 나왔다.
출입금지 푯말의 표정이 나무라는 듯도 보이고 다른 것들로 부터 혹하지 않고 집중하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해서 인상적이었다.
작은 바람이 일더니 점잖은 풍경소리에 한참을 제자리에 서있었다. 의외로 역광이라 맘에 든 사진.
부처와 관련된 일화를 소개한 것 같은데.. 내용은 잘 기억이 안난다.
수덕사에서 내려오는 길에 수덕여관이라는 곳이 눈에 들어왔다.
이응로화백이 머물며 작품활동을 했던 곳이라고 하는데,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 많은 이야기가 있는 듯 하다.
평상이 있고 나무가 조용히 서있고.. 고즈넉한 느낌이 머물어보고 싶게 만들었다.
이제 끝. 수덕사를 나와 뻥튀기를 하나 먹으며 버스 터미널로 가는 버스를 기다렸다.
사실 주변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었는데, 대부분 단체 손님 위주 한정식이 기본 메뉴라~
1인분으로 먹기 어려워 보여서 한참 기웃거리다 포기했다.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대전행 버스를 기다렸다 대전으로 돌아왔다.
도착하니 완전 밤이었다.
계획없는 깜짝 여행이라 뜻밖의 즐거움이 많았다.
그런데 너무 모르고 갔더니 보는 재미는 덜했다.
다음부턴 깜짝 여행이라도 가면서 관련된 것들을 알아보고 가야겠다.
+ 에피소드
관음석불을 보고 산책로를 따라 내려오는 길..
아버지의 손을 잡고 산책로를 오르던 한 초딩이 저만치서 나를 보고 말했다.
"아저씨~ 얼마나 올라가야해요?"
음.. 나를 보고 말하는 걸 알았지만 모른척 대답하지 않았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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