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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면 by 요리후지 분페이
    Media/Book 2020. 6. 11. 21:33

     

    페친의 리뷰를 보고 중고서점에서 바로 주문했다.

    디자인과 연구는 공통점이 많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디자이너의 입장에서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았을 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것 같았다.

    사실 리뷰를 대충 보고 즉흥적으로 주문했던 터라 내용은 잘 몰랐다.


    책의 앞부분에 국내에 번역본을 출간하면서 추가된 추천 글들이 있는데,

    하나같이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어서 식상한 느낌을 주었지만,

    내용을 몇줄로 소개하는 부분을 포함하고 있어서 책의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할 수 있었다.

    미술을 시작하면서부터 디자이너의 직업을 갖고 지금까지 일하면서 겪은 것과 사상들을 다루고 있다는 것.


    화자가 디자인 사무실을 운영하면서 겪은 일이 인상적이었다.

    새로 시작하는 디자이너로서 트렌드를 놓치지 않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한다는 부분이,

    새로운 기술에 열려있지 않으면 금방 도태되는 개발자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회사에서 시키는 일만, 할 줄 아는 일만 하는게 얼마나 위험할까 하는 경각심도 주었다.

     

    "그래서 독립한 당시에는 나다움이 너무 이른 단계에 굳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있었다. 나는 대신 개성을 '양산'하기로 했다. 작가 혹은 디자이너의 개성이 다 소비되기 전에 또 다른 축이 될만한 작풍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디자인 작업은 물론 일러스트레이션 작업도 많았으므로 꾸준히 경신하지 않으면 유지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분명하게 의식하고 있었다." (p.57)

     

     

    화자는 경쟁이 치열한 대형 디자인 회사에서 일하면서부터 일만 생각하면서 치열하게 살아왔다.

    그런 삶이 회사를 운영할때에도 계속되었는데, 바쁘다는 주변사람들과의 대화는 공감가면서 동시에 반성해야했다.

     

    "동년배는 대부분 회사에 소속되어 있어도 대화를 나눠도 금방 야근수당 같은 화제로 넘어갔다. 일 때문에 정말 바쁘다고 하다가 어디에 있는 어떤 가게 요리가 정말 맜있더라 하는 이야기로 흘러가는 걸 보고, 나와는 바쁘다는 의미가 전혀 다르다고 생각했다. 그들에게 돈은 '받는' 것일 뿐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돈을 주는 회사에 불만을 쏟아내는 걸 보고, 그럼 그만두고 직접 돈을 벌면 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했다. 하지만 또 그런 의지는 전혀 없는 듯해 진심이 무엇인지 도통 이해할 수가 없었다." (p. 72)

     

     

    오랜시간 동안 디자인 회사를 운영해온 방식을 설명한 파트가 눈에 띄었다.

    선택적(?) 출퇴근제를 기본으로 하면서, 디자이너는 모두 프리랜서면서 계약직이며 업무 중심의 협업 방식이었다.

    특히 신입 사원은 이러한 업무 방식에 적응하고 실력이 쌓일 때까지 직원형태로 일한다.

    직원이 성장할 때까지 기회를 주고 이후에는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프리랜서로 가능성을 열어준다.

    대단한건, 지금까지 이러한 방식에 문제가 된적이 없다는 점이다.

     

    "분페이 긴자는 디자인 실력을 기준으로 일하는 방침을 세워 다음과 같이 운영하고 있따. 일을 시작한 지 3년이 안된 사람은 사원으로 일한다. 나에게 사원은 보조가 필요한 사람이라는 의미로, 출근 시간과 일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거기에 맞춰 일하게 한다. 그 뒤 이야기는 그때의 관계에 따라 다르며 서로의 의사를 확인해 함께 잘 맞춰갈 수 있겠다 싶으면 프리랜서로 다시 계약한다. 현재 사원은 신입 한 명이고 나머지는 모두 프리랜스 디자이너다. 프리랜서가 되면 6개월 혹은 1년 단위로 계약한다. 출근 시간 등의 규정은 없지만, 암묵적으로 집중 근무 시간을 정한다. 대부분 그 시간에 사무실에 와서 일한다. 6개월 혹은 1년 단위로 재계약하는 이유는 그 정도 간격으로 나는 물론 디자이너도 작업 계획이 바뀌기 때문이다. 일하는 방식을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면 이런 시스템이 오히려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디자이너의 제안과 내 사정을 합위한 뒤 계약하는 것이 대략적인 흐름이다. " (p. 198)


    책 크기가 작고 200페이지 정도로 분량이 적은 책인데 꽤 오래 걸렸다.

    중간에 디자인에 대한 내용이 다소 지루하고 공감이 안된게 큰 이유다.

    회사의 운영이나 디자인의 과정, 과거 일화를 다룬 부분은 재밌어서 빠르게 읽어 나가기도 했다.

     

    연구와 디자인은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때까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부분에서 닮아있다.

    단지 일하는 방법과 결과를 평가하는 방법이 다른 것 같다.

    자세히는 아니지만 조금은 디자이너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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